2017년 9월 8일 금요일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상사 이제서 돌아왔네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상사 너무나 기다렸네

컴백을 하면서 이노래가 생각났는데 마치 내얘기같아서 안쓰고 지나가면 섭섭할까봐.

몇년사이에 많은 것들이 변했다. 나의 한국어가 현저히 나빠졌다는 것, 영어가 더이상 팍팍 늘지 않는다는 것, 사람을 두명이나 생산(?)했다는 것, 똥배가 늘었다는것. 변하지 않은게 있다면 북한 이자쉭들이 아직도 미쳐 날뛰며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 정도.. 개인 신상이 변하면서 원하는것이나 삶을 대하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졌음을 옛날 포스트를 읽으며 느낀다.

몇년전 남편이 초록색인지 빨간색인지 모를 알약을 먹고 다시 태어나 메트릭스에서 빠져나온뒤 나에게 신호를 보냈다. 하얀 토끼를 따라 가라고... 
!!!!! 
목표가 생겼다.
어두절미하고 말하자면 "빨리 돈벌어 잽싸게 은퇴"하는것. 너 일도 안하고 무슨 삶이 그러냐 그래도 칠십까지는 일해야지 70 is new 40! 뭐 이런소리 많이 들었는데 정말이지. 일을 안하면 좋을것 같다. 중요한것은 남편도 같이!! 누군 일하고 누군 놀면 재미없지. 아무때나 먹고 자고싶을때 자고, 책읽고, 애들 걸어서 학교 데려다 주고, 남편이랑 커피마시면서 길거리에서 시시덕거리고 싶다. 수요일 오전에 오래 못본 친구 회사에 찾아가 같이 점심도 먹고, 뮤지엄에도 들렀다가 느긋하게 집에 돌아오고싶다. 아무거나 집어 입고 동네 어슬렁거리면서 도서관에 갔다가 애들 학교에서 픽업하고, 같이 그림그리고 운동하고, 뒷마당에서 키운 야채로 저녁을 세시간동안 해먹고, 와인 마시면서 내일 일나갈 걱정 안하면 좋을것 같다. 여행을 세달정도 원할때 원하는 곳으로 다녀오면 좋을것 같다. 바로 이것이 남편이 끓어들인 우리의 계획인데. 이거 이렇게 발설해도 되나. 남편의 한글이 서투르니 괜찮다고 치고.

매일 곳곳에서 에이전트들이 우리의 계획을 망치려고 필사적이지만 나 미스터 앤덜슨과 남편 모피어스는 결국엔 해내고야 만다는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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