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9일 수요일

떠나기 전에 면허증을.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우-우-우- 우우우우우-
몇년 전의 한 광고가 떠오른다. 사실 뉴욕 시내에서는 굳이 면허증이 필요없다. 지난 포스트 "자전거, 차가운 도시인의 필수 아이템"을 보면 자전거만으로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뉴욕이다. 그렇지만, 면허증이 있는데 운전을 안하는 것과 면허증이 없기 때문에 운전을 못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나도 좀 떠났으면 좋겠는데 면허증이 없다면? 친구랑 같이 가지 않고 혼자 가고 싶다면? 둘이 떠났는데 옆사람이 취했다면? 놀러 나갈 때 마다 작은 면허증 대신에 크나큰 여권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 다녀야 한다면?

미국에서 면허증은 운전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신분증의 개념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올 가을이 절호의 기회였다. 물론 필기 시험은 이미 봐 놓은 상태여서 면허증 있는 사람이 동승할 경우 내가 운전을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혼자서 운전을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마다 아주 곤란했다. 어느 일반면허증을 가진 위인이 임시면허인과 어울리고 싶겠는가. 일반면허를 따기 위해선 주행 시험을 보아야 하는데 역시나 일반면허가 있는 사람과 동승한 채 자신의 차를 가지고 시험장으로 가야하므로 일반면허증과 멀쩡한 차를 소유한 분을 섭외하여 시험 날짜를 잡는것이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첫번 째 시험은 미국내 범죄율 상위권을 자랑하는 Newark이라는 곳에서였다. 아닌게 아니라 세상에 대한 불만과 증오가 가득한 듯한 인상의 시험관들은 그런 동네에서 일하는 것이 역겹다는 듯한 태도로 나를 불쾌히 맞아 주었고, 나는 마치 여덟시간 전에 방구석에 싸 놓은, 기억도 나지 않는 똥에 대해서 이틀 뒤에 엄청 혼나는 강아지가 된 듯한 기분으로 시험에 임하게 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 시험관은 나를 불공평하게 시험에서 떨어뜨렸다. 한 성격하는 일반면허인인 내 친구조차 불공평하지만 이 사람들에게 항의 해 봤자 남는게 없을 거라며 나를 위로했다.  시험관은 나와 시험장에 함께 가 준 너그러울 대로 너그러운 일반면허인 내 친구에게까지 무개념의 극치를 보여주며 나를 긴장시켰고, 나에게는 분명하지 않은 가이드를 하여 코스를 이탈 하도록 했다. 더럽고 치사한 이 세상. 언제부터 자동차 타고 다녔다고 그런 가짜 권력으로 나의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다니.

두번 째 시험은 특별히 가격이 오를 부동산을 고르는 투자자의 마음으로 선별한 Lodi라는 곳에서 보았다. 인구, 인종, 수입, 범죄율등을 고려 했을 때 차별을 당하지 않고 시험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얏바리! 친절한 시험관, 드넓고 쾌적한 시험장, 짧은 대기자 명단, 바삭바삭한 가을의 날씨까지 완벽한 환경속에서 나는 아주 손쉽게 시험을 통과했고 그 자리에서 면허증을 발급 받았다. 이 날 흔쾌히 함께 가 주신 일반면허인은 바로 닥터 손. 경쾌한 성격의 닥터 손은 침착하고 곱게 시험을 마무리 해 준 젊은 시험관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우리는 휘파람을 불며 동네방네 자랑을 했다. 면허증 땄다고.



한국이나 미국이나 면허증 사진은 정말 못 봐 주겠다.
기념으로 다음주 중에 보스톤으로 하루 드라이브를 갔다 올까 생각 중이다. Oh YEAH.





댓글 7개:

  1. i wish i worked harder at learning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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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ut you already know how to read it don't you?!
      I will try to incorporate English more someho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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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생년만 지워주시는 센스 ㅋㅋㅋ 오토바이 라이센스는 언제 올려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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